貴愛
그 시종은 기묘한 첫 만남부터 감정과 표정을 숨기는 데 재능이 있다 싶을 정도로 능숙한 이였다. 그렇다 한들 가장 가까이, 그리고 가장 오랜 시간 눈을 마주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숨길 수 있으랴. 자신의 주인을 향한 소유욕이며 가끔 손이나 몸이 닿으면 아주 조금 울렁이는 목울대와 심장 박동까지 모든 걸 컨트롤하기에는 그 시종이 가진 욕망이 너무도 컸던 탓이리라. 다만 이 사실을 그 시종의 주인이 눈치챈 것과는 별개로, 그는 대단히 유능한 시종이었기에 무엇이든 뛰어난 이 주인이 그의 불경한 욕망을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. 지금까지 큰일이 난 적도 없으니, 별일만 없으면 곁에 두어서 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. 만일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감히 왕세자를 능멸한 죄로 왕국의 법도에 따라 처리하면 될..